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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省墓
淸羅
嚴基昌
상여 뒤 따르며 울 때는
솔방울마다 요령 소리로 울어
하늘이 무너지더니
남같이 낯설어진 들국화 한 송이만
반색하는
아버님 무덤에 머리 숙인다.
봉분엔 햇살이 잘 고이고
묘지 옆 참나무 썩은 등걸에
영자 버섯으로 피어난 자식 걱정
‘저승은 늘 춥고 바람 불 텐데
제 염려 거두시지요’
두 번 절하고 올려다 보면
在靑龍 石白虎머리 위로
상현달 하나 나를 지켜 보고
돌아서 가는 자욱마다 채워주는
허전한 저녁 어스름,
아버님 음성…
솔방울마다 요령 소리로 울어
하늘이 무너지더니
남같이 낯설어진 들국화 한 송이만
반색하는
아버님 무덤에 머리 숙인다.
봉분엔 햇살이 잘 고이고
묘지 옆 참나무 썩은 등걸에
영자 버섯으로 피어난 자식 걱정
‘저승은 늘 춥고 바람 불 텐데
제 염려 거두시지요’
두 번 절하고 올려다 보면
在靑龍 石白虎머리 위로
상현달 하나 나를 지켜 보고
돌아서 가는 자욱마다 채워주는
허전한 저녁 어스름,
아버님 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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