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촌寺下村

사하촌寺下村

 

목탁소리 몇 소절이 마을을 쓸고 간 후

개 망초 피어나듯 골목마다 맑은 웃음

내 고향 절 아래 마을 흰 구름 모이는 곳

 

가끔은 석가불님 미소가 떠내려 와

어두운 처마 끝에 등불로 피던 마을

떡 사발 주고받던 담 풀꽃처럼 환한 인정

 

진달래 망울 트면 날 부르러 오던 남풍

아버님 한숨으로 영 못 넘던 회재 고개

풀 향기 등 떠밀어서 넘어오던 인생 고개

 

말리며 보내는 마음 사랑보다 진하더라.

어머님 비는 손에 달빛이 휘감겨서

앞산이 따라다니며 모진 바람 막아줬지.

 

소년은 흙 빛 잃고 시간 속을 왔건마는

무심코 흘리고 온 열병 같은 사랑 하나

죽어도 버리지 못할 젖 내 같은 고향 하나

 

 

2019. 8. 28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