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의 겨울

산촌의 겨울

 

아무도 오지 않아서

혼자 앉아 술 마시다가

 

박제剝製로 걸어놨던

한여름 매미소리

 

나물 안주삼아서

하염없이 듣는다.

 

방문을 열어봐야

온 세상이 눈 바다다.

 

빈 들판 말뚝 위의

저 막막한 외로움도

 

달콤한 식혜 맛처럼

복에 겨운 호사好事거니.

 

가끔은 그리운 사람

회재 고개 넘어올까

 

속절없는 기다림도

쌓인 눈만큼 아득한데

 

속세로 나가는 길이

꽁꽁 막혀 포근하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