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온천

시/제5시집 2020. 7. 3. 10:14

유성온천

 

 

나그네여

그대 삶의 발걸음 하루만 여기 멈추게.

오십 도가 넘는 라듐 온천에

때처럼 찌든 삶의 피로를 씻어내고

조금 남은 근심의 찌꺼기는

만년교 아래로 던져 버리게.

여기는

시생대 말기부터 지구의 심장에서 분출하던

뜨거운 피로

마음의 상처마저 치료해주던 곳

맛 집을 찾아 점심을 먹고

이팝꽃 마중 나온 거리

한 바퀴 돌고 와서 족욕足浴을 하면

그대의 인생 십 년은 젊어지리.

끓어오르는 알칼리성 열탕에서

섭섭함을 모두 풀어버리게.

사랑하는 사람과 밤새 정을 나누면

영원히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으리.

 

 

2020. 7. 3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