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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자화상
내 가슴엔 여백이 많아
채울 것도 많았지.
사하촌寺下村에 살면서
새벽에 떠내려 온 풍경소리 건지면서
부처님 미소를 마음에 심었네.
부처님과 가장 닮은
아이들과 살고 싶어서
나라 말을 공부했네.
평생을 아이들과 함께 살면서
세월 가는 줄도 몰랐네.
친구들은 나를 보고 부처라 하고
제자들은 나를 보고 스승이라 했지만
나는 부처도 스승도 되지 못했네.
세월의 바퀴에 감겨
이만큼 지나와서 생각해보니
삶의 폭풍 속에서도 나를 견디게 해준 건
반짝이는 몇 편의 시詩
나는 이제 사람들에게 기쁨이며
행복이 되려 하네.
서툴지만 진실한 마음을 담은
나의 노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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