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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삼척에 가면
바다의 탁본拓本을 뜨러
삼척엘 갔네.
그믐밤의 어둠을 짙게 칠했다가
초하루 아침의 맑은 햇살로 벗겨내면
파도의 싱싱한 근육들과 갈매기 소리,
삼척 사람들 다정한 미소가
해국海菊으로 피어있네.
태백을 넘어올 때 서둘러
손 흔들던 가을이
죽서루와 어깨동무로
빨갛게 타고 있는 곳
찍혀 나온 바다엔
좋아하면 모두 다 주는
삼척 사나이의 막걸리 맛 웃음소리가
산호초 사이에서 꼬리를 흔들고 있네.
2020. 10. 27
『시문학』598호(2021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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