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를 조문弔問하다

 

 

 

해무海霧 접힌 후에야 알았네.

어젯밤 바다가 왜 그리 숨죽이고

흐느꼈는지.

 

9,5m 길이의 몸에

5,9kg 플라스틱을 채우고

허연 배를 드러낸 채

누워있는 향고래

 

어미는 심해의 어둠 속을 헤매며

목메어 부르고 있을게다.

울다 울다 눈물이 말라

피를 흘리고 있을 게다.

 

저녁노을 삼베옷처럼 차려입고

을 하는 바다

갈매기 목소리 빌려

나도 고래를 조문弔問하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