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뜰

그 여자의 뜰

 

 

정이 많은 여자는

아랫도리에서 언제나 진물이 흐른다.

 

겨울보다는 봄이 많이 머무는

그 여자의 뜰엔

탱자나무처럼 가시를 감춘 꽃들이 먼저 피었다.

 

바닷바람이 불러서 갔다는

남편은 세월 속에 지워지고

그 여자의 뜰이 황폐해질 때쯤

 

돌담이 무너졌다.

 

너무도 허기져서

이것저것 안 가리고 다 받아들인 바다처럼

그녀의 배는 탱탱해졌다.

 

그 여자의 뜰에는

파도가 산다.

뒤척이면 그냥 출렁대는 신음이 산다.

 

 

2021. 4. 17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