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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눈뜨고 자는가
여수 앞바다가 빨갛게 각혈咯血하던 날
포구엔
바다로 나가지 못한
작은 배들만 옹기종기 모여 있고
가자미식혜를 잘 하는
이북할머니네 막걸리 집엔
바다 사내들만 푸념을 나누어 마시고 있다.
황토黃土를 실은 배들이
부지런히 항구를 드나들지만
뿌리고 또 뿌려봐야 새 발의 피
바다의 피부가 워낙 부스럼투성이라서
바람도 깨금발로 물을 건너고 있다.
김 서방네 양식장엔
벌써 우럭 새끼가 하얗게 떠올랐단다.
쑤시고 아픈 데가 너무 많아서
바다는 밤새도록 눈뜨고 자는가.
2021.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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