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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목이 다 쉬어빠져서
바다에는
노래가 산다.
피리처럼 수많은 구멍이 있고
바람만 불면
반짝이는 음계音階들이 물결 위에서 춤을 춘다.
절벽 머리 삼백 년 묵은 향나무의 귀는
갈매기가 씻어주었지.
갈매기는 새끼까지 불러와서
고막鼓膜의 신경들을 샅샅이 닦아내고 있다.
가는귀먹은 방파제 옆 바위에는
작은 소라새끼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나팔을 불고
달밤이면 수억 개의 물이랑마다
달빛이 바다를 끌어안고 덩실거렸는데
바다가 목이 쉬었다.
백사장을 기어오르는 물거품에는
피가 밴 가래침이 흥건하다.
밤새도록 기침을 하는 바다의
쉬어빠진 목소리에는
인간이 찌른 탐욕의 못 하나 박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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