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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근해近海를 나서며
살다가 싫증이 나면 배를 타는 거다.
오륙도가 한사코 나를 붙잡아도
그래, 대양大洋을 향해 나아가는 거다.
머리 감아 빗고 새색시처럼 다소곳한
섬들 하나씩 뒤로 밀려나고
사랑하는 사람들 얼굴조차 출렁이는 물결에
씻겨나갈 때
절대로 돌아서지 않으리라.
가족들과 단란히 조반을 먹고
차 한 잔 마시는 아침 그리워하지 않으리라.
그 많던 어선들 한 척씩 줄어들고
막걸리 맛처럼 외로움이 혼곤하게 배어들 때
내 의지 포세이돈의 근육처럼 굳세게 단련하여
해를 잡으러 해 뜨는 곳으로
끝없이 달리리라.
인생처럼 넘고 또 넘어도
끝없이 가로막는 파도
세월이 소용돌이치는 삶의 바다에서
이제 저 수평선만 훌쩍 넘으면
부상扶桑이 코앞에 다가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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