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시의 바다에서

0시의 바다에서

 

 

사랑하는 이여!

 

내가 바다의 수인囚人이 되어버린 것은

바다가 내 안에

울타리를 쳤기 때문이다.

 

0시의 바다엔 사랑이 철조망이다.

나는 절대로

바다를 뿌리치고 떠날 수가 없다.

 

단단한 껍질에 갇힌 밤벌레처럼

불빛 한 점 없는 고독의 사막에서

바다의 체취體臭만 파먹고 있다.

 

사랑하는 이여!

내가 바다를 떠나지 못하는 것은

내가 바다를 내 안에 들여놓았기 때문이다.

 

당신 곁으로는 갈 수가 없다.

출렁거리는 저 물결을

가슴에 담은 후로는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