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 등대

무인도 등대

 

 

꿈이 있는 것들은

외로운 시간 속에서 더욱 단단해진다.

 

어둠보다 더 막막한 인종忍從의 삶을 살았다는

섬 바위들, 젖가슴으로 아랫도리로

세월의 손길들이 침범한 것도 모른 채

 

웃음도 잃고, 말도 잃은 그 옆의 별자리에

등대는 가까운 듯 먼 이웃으로 자리했다고 한다.

 

먼 바다에 불빛 한 점 숨 쉬면

와아아, 환호성으로 마중 나갔지만

그를 외면한 배들이 항구 쪽으로 고개를 돌릴 때

 

깊어지는 건 수심水深만이 아니다.

그의 수심愁心도 물이랑처럼 주름살로 덮이고

이끼만큼 표정도 바위를 닮아갔다.

 

그러나 그의 꿈은

멍이 들수록 더 단단해졌다.

 

이 먼 섬에

설 수밖에 없었던 인연因緣을 위하여

적막을 도포처럼 몸에 두르고 살 수밖에 없었던

운명運命을 위하여

 

오늘도 외로움을 태워 빛을 만든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