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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기성리에서 일 년
바다에 중독되어
기성리에서 일 년 살았다.
달밤에 백사장에 나가
해심海心에 모래를 뿌리면
천 개의 근심이 달과 함께 깨어졌다.
척산천으로 떠내려 온
태백산 그림자들이
바다로 함께 가자고 유혹할 때 쯤
파도가 하는 말들이
선명하게 귀에 들어왔다.
바다를 사랑하는 덴 약이 없다.
인연을 접은 뒤
사람들 속에서 더욱 외로워질 때
나는 추억의 스위치를 올리고
세상에서 가장 감미로운 노래
기성리 앞 바다 파도 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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