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두 석상의 하나 되기
통일 전망대 내리는 비엔 소금기가 배어있다
갈 수 없는 마을이 그리워 울다 떠난 사람들의 눈물과
높새바람에 펄럭이던 수많은 소망들이
포말처럼 부서져서 해당화로 피는 곳
남해에서 달려온 꽃바람이 철조망에 막혀
한숨으로 시드는 곳
겨울만 사는 동네는 봄이 와도 쪽문을 열지 않는다
산 하나 넘으면 저기가 고향인데
나의 그리움은 늘 우연雨煙에 가로막힌다
두고 온 어머니의 따뜻한 웃음과 고향 마을의
학 울음소리
나의 어린 시절은 아득히 멀기만 하고
봄이면 제비처럼 찾아와 울던 고향이 함흥이라는
그 할아버지
발걸음 뚝 끊긴지 오래인데
아직도 하나가 되어 하늘에 닿지 못하였는가
미륵불 성모 마리아 두 석상의 기도는
이산가족의 간절한 소망처럼 끝까지 매달렸던
마지막 잎새 툭 하고 떨어지고
국토는 아직도 굳게 동여맨 허리띠를 풀지 않는다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