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투사의 저녁 술자리

시/제7시집 2024. 7. 11. 04:43

늙은 투사의 저녁 술자리

 

 

친구들 더러는 여의도에 가고

모두들 한 자리씩 차지하고 앉아

신문마다 이름들 반짝반짝 빛나는 저녁

 혼자 앉아 김치 안주로

소주 몇 잔 꺾고 돌아앉는 어둠에

푸념처럼 슬그머니 떠오르는

벼린 초승달

무엇을 이루려고 젊은 날을 불살랐는지

권력놀음에 취해

서로에게 총질하는 서글픈 창문 너머로

삭막해진 산하를

그래도 촉촉하게 붙잡아주는 개구리 소리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