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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夏日 귀향歸鄕
골목은 사막처럼 비어있었다
분꽃 같던 아이들 웃음소리 다 떠나가고
집집마다 노인들
삭정이 마른 기침소리만 남아있었다
회재를 넘으면 언제나
된장찌개 냄새 마중 보내던 어머니
옛집 마당가에 돌절구로 서있고
저녁이면 밥 먹으라 부르던 정다운 목소리에
별 촘촘 달던
감나무 묵은 둥치엔 허기진 꿈들만 무성했다
그리운 얼굴들 하나씩 소환하며
마을 한 바퀴 돌다 보면
추억은 늦여름 파장처럼 비틀거리는데
사람 하나 산으로 가면 한 집 대문 닫히고
한 집 대문 닫히면 한 역사에 거미줄이 그어지고
풀들만 웃자란 건너 마을 초등학교에선
언제 또 담임 선생님처럼 종소리가 부르려는지
낯선 언어들로 삭막해지는
어린 날 손때 희미해진 거리에 가슴을 치며
홍시처럼 노을만
소멸되어가는 고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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