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는 밤에

 

눈오는 밤에




세상을 지우며

눈이 내린다.

우리들이 걸어 온

발자욱을 덮는다


어지러운 불빛들도 차분히 가라앉고

포장마차엔

어둠이 반쯤 찬 술잔이 하나

술잔 속에 잠겨 있는 얼굴이 하나


술맛처럼 타오르는 옛날을 마시며

창밖을 보면

그믐의 막막한 어둠바다로

한 조각씩 별이 부서져 내린다.


하얗게 덮힐수록 내가슴 속에

솔잎처럼 파랗게 살아나는

그리움을 묻으라고

눈이 내린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