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서루의 달

죽서루의 달

 

 

동해에서 막 건져 올린 달이

겹처마 맞배지붕에 앉아 있다

 

죽서루 달빛에서는

천 년의 이끼 같은 향기가 난다.

 

삼척 사람들

오래 가는 사랑처럼

 

파도 소리에 삭히고 삭혀

만삭으로 익은 달

 

오십 여울 돌아 달려온 태백산 물도

죽서루 달빛에 취해

밤새도록 절벽을 오르고 있다.

 

 

2020. 8. 26

시문학598(20215월호)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