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


달맞이

淸羅 嚴基昌
보름이 와서
보문산 숲속으로 두둥실 달이 솟았다.

칼바람 들판
깡통 속에 불을 사르며
흥겨운 어깨춤 노랫가락
고향은 어디에도 없고

연을 잃어버려
꿈도 없는
콩나물 같은 내 아이 둘

올해는 헐멋은 가슴에
전설같은
이 애비의 어릴적 보름달을 안아라.

심심풀이로 꽃을 꺾는
네 통통한 손으로 애비의 손 잡고
두엄 냄새 풋풋한 골목이 있어
인정도 있는
아버지의 어릴 적 고향으로 가자.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