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마을에서

시/제3시집-춤바위 2007. 3. 13. 17:08

연꽃 마을에서

淸羅 嚴基昌
도심(都心)에서 날 선 사람들도
연꽃 마을에 와선 눈빛이 지순해 진다.

아침 해 떠오를 무렵
연꽃이 피면
연꽃 향기 찻잔에 담아 마시고

뻐꾸기 울음 너머 속 숨결에 번져오는
대청호 물비늘
연꽃 그림자

반갑게 내미는 손길에
봄볕 같은 정이 담겨 있어서
미소가 향기로운 연꽃마을 사람들은

연 옆에 서 있으면
그냥 연꽃이 된다.

대청호에서 건너오는 바람들도
연꽃 마을에 와서
연향(蓮香)에 몸을 씻는다.

나도 마음 닦으러 대청호로 가다
이 마을에 들러
도심(都心)에 찌든 얼룩 지우고 돌아온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