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시/제3시집-춤바위 2007. 3. 13. 00:25


靑年
淸羅 嚴基昌

청년은 스무 살 안팎 나이의
사내를 이르는 말이 아니다

모진 바람 앞에서도
초목처럼 싱싱한 꿈을 접지 않으며
한 번 발걸음 내딛으면
절대로 멈추지 않는 사람이다

너희들이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며
이만큼 와서
한 자락 남은 삶의 비탈이 가파르다고
숨을 헐덕이며 쉬려 하느냐

잠은 달콤하지만
아침에 일어나 바라보면
네 옆을 걷던 사람들은 까마득히
뒷모습도 보이지 않아
길은 거기서 끊어지고

뒤돌아보는 발자국엔
아프게 달려온  고통의 흔적 헛되이 남아
아물지 않은 상처 화석으로 굳을 것이다

조금만 더 걸어라
가시덤불 우거져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너희들의 정상은
하늘과 어우러져 저 위에서 빛나고 있나니,

세월은 누구에게나
같은 속도로 흘러가더라도
멈추지 않는 사람의 가슴에
더 많이 고일 것이다

조금만 조금만 더 걸어라
고개는 거의 끝나 가는데
꿈꾸는 것을 그만 멈추려느냐

청년은 스무 살 안팎의
남자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어떤 고난에도 쓰러지지 않고
헤쳐 가는 사람의 이름이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