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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공주(公州)에서
친구여!
막걸리 몇 잔에 취해 별을 줍던
금강 변 백사장엔 오늘도 별이 내리느니.
가을이 석양빛 꽃물로
곱게 물들인 산성공원 오솔길로는
영은암 종소리가 늦바람으로 달려가느니.
몸이 떠나 삼십 년
마음마저 멀어져
목소리 아득한 나의 친구여
다시 금강 변 모래밭에 서면
그리운 모습들 보일 듯하여
갈바람 갈피에 숨어 찾아왔더니
강물은 어제처럼 흘러가는데
정다운 얼굴들 보이지 않네.
知天命 지나보낸 우리 나이에
무슨 더 큰 욕심 있으랴.
추억이 곱게 접히는 밤에
다시 어깨동무하고 막걸리 집 찾아
흥청거리며 걷는 발길엔
스물 다섯에 놓아두고 간
우리 젊음이
프라타너스 잎사귀처럼 지천으로 밟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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