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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의 나라
그 섬에 가 보니
거기도 온통 풀밭이었다.
풀 중에 뽑힌 것도
역시 잡초였다.
풀들의 시선은
온통 아래쪽으로 기울어 있다.
내 땅 한 뼘 더 늘리려고
촉수를 뻗어 어깨 싸움에만 골몰해 있다.
나무는 싹 틀 때부터
하늘 향해 뻗고 있는데
하늘 향한 용틀임은 기억에도 없는
저 풀들의 가난한 꿈
미래를 향한 이상도 없고
과거의 썩은 것들만 파먹고 사는
풀의 나라에 가서 나는
부끄럼 모르는 풀밭에
눈물 한 방울을 떨구어 주었다.
2013.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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