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릴리스

시조/제3시조집 2021. 4. 27. 08:40

아마릴리스

 

 

햇살 같은 웃음으로

어머니 다녀간 걸

시든 후에야 알았네.

뒷모습만 보았네.

 

절절히 그리운 채로

미라가 된 꽃잎이여

 

 

 

posted by 청라

고사古寺에서

 

 

사랑은 저 대웅전 단청처럼

목탁소리 쌓여서

바래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염불하는 저 노승의 얼굴처럼

풍경소리에 쓸린다고

자글자글 주름만 파여지는 것이 아니다.

 

옅어지며 법당의 향내가 묻어

더욱 익숙해지고 정이 가는 것

갈피마다 세월이 익어

더욱 깊어지는 것

 

소나무 길로 둘이 손잡고 걸어가면

넘어가는 노을도

지나온 발자국을 식지 않게 덮어주는 것

 

문학사랑137(2021년 가을호)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