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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공명共鳴
지우다 만 연지처럼
젊음이 다 못 바랜 단풍잎 위에
엄중한 선고인가 눈이 내린다
아내여
이룬 것 다 버리고
다섯 살로 돌아갔지만
당신의 웃음이 너무 맑아서
가슴으로 울린다네
웃음 속에 숨어있는 진한 통곡이
글
곡선미
어머니 버선볼에
일어선 선 하나가
기와집 처마 따라 나비처럼 너울대다
하늘에
높이 떠올라
반달 되어 걸렸다
달항아리 어깨선에
핏속으로 울려오는
조상님들 그 말씀이 옹이모양 박혀있다
자연과
한몸 되어라
혼자 튀지 말아라
글
상강 무렵
하늘에 걸린 달은
세상을 비워내고
호수에 어린 달은
내 마음을 씻어낸다
첫 서리
때를 맞추어
세상 걱정 접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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