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을 묻으며

시/제3시집-춤바위 2008. 1. 28. 20:25
 

똥을 묻으며


똥을 덮는다.

낙엽을 긁어모아

내 삶의 부끄러움을 덮는다.


아무리 묻고 묻어도

지워지지 않는 냄새처럼

묻을수록 더욱 살아나는

지난 세월의 허물들


이순의 마을 가까이엔

담장을 낮추어야 한다.

감추는 것이 없어야 한다.


무더기 큰 똥일수록

햇살 아래 드러내어

바삭바삭 말려주어야 한다.


posted by 청라

상대동

시/제3시집-춤바위 2008. 1. 23. 10:52
 

상대동



재개발  마을 상대동에

사람들은 모두 떠나가고

공회당 마당에서

참새들만 농성하고 있다.


서둘러 떠난

빈 집 화단에는

황매화, 수국 꽃나무

꽃망울들이 여물고 있다.


참새들은 알고 있지.

이 마을엔 봄이 오지 않는다는 걸


 

피멍 든 외침만 각혈처럼 떠올라

노을 진 하늘  속으로 빨려들고 있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