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꽃 봉오리

목련 꽃봉오리

 

 


터지겠다.

펑 하고

입김만 호 불어도

 

한겨울 칼바람에

한 혼 깎고 벼려

 

삼천리

한 몸으로 울릴

옥양목 빛 함성들아.

 

 

2019. 3. 26

posted by 청라

사탕 하나

동시 2019. 3. 19. 12:03

사탕 하나

 

 

꼭 쥔 주먹 안에

반쯤 녹은 사탕 하나

 

아가는 잠자면서도

방긋 웃고 있다.

 

빨다가 너무 맛있어

엄마 주려고

 

꼭 쥐고 놓지 않는

쪼글쪼글한 알사탕 하나

 

 

2019. 3. 19

posted by 청라

꽃이 피는 것보다 아름다운 일

 

 

삼월이 오면 우리가 할 일은

비둘기 맨발에

꽃신을 신겨주는 일이다.

얼마나 추운 것들이

많은 세상이냐.

우리가 봄 햇살 같이 다가가

꽁꽁 언 가슴마다

불씨 하나 지펴준다면

그리하여

빙산처럼 단단한 슬픔에

금 하나라도 가게 할 수 있다면

! 눈물 맑은 노래들이 피어올라서

이 세상을 데워주겠지.

주위를 돌아보며 사는 일들은

꽃이 피는 것보다 아름다운 일

 

 

2019. 3. 16

시문학581(201912월호)

충청예술문화94(20201월호)

posted by 청라

삼월

삼월

 

 

산수유 뽀얀 숨결

언 가슴 녹인 불씨

비둘기 맨발에도

꽃신 한 짝 신겨줄까

잊었던 노래 가지마다

두런두런 피는 꽃등

 

털모자 벗으며

시든 사랑에 물을 주네.

듬성한 머리 사이

꽃대 한 촉 싹이 틀까.

신바람 나비 춤 앞세워

분홍 발로 오는 삼월

 

 

2019. 3. 1

posted by 청라

미소가 따라와서

미소가 따라와서

 

 

엊그제 마곡사

석가 불 그 미소가

내 꿈속 비좁은

골목까지 따라와서

아이 참, 욕하려 해도

빙그레 웃음만

 

그러게 살던 대로

막 살면 되는 게지

마음속에 부처는

왜 모시자 욕심 부려

아이고, 이제 큰일 났네

욕도 한 번 못하고

 

 

2019. 3. 6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