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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에 해당되는 글 8건
글
꽃씨
코스모스
까만 꽃씨에
숨소리가 숨어있다.
살며시 귀를 대면
솜털 보시시한
벽 깨자
삐약 하고 울
박동搏動소리가 숨어있다.
2019. 8. 28
글
거꾸로 선 나무
세상은 안개 세상 한 치 앞도 안 보이고
옳은 것 그른 것도 능선처럼 흐릿하다.
물 아래 물구나무로 입 다물고 섰는 나무.
거꾸로 바라보면 세상이 바로 설까
호수에 그림자로 뒤집어 다시 봐도
정의도 불의도 뒤섞여 얼룩덜룩 썩고 있다.
여명이 밝아 와도 배는 띄워 무엇 하랴.
부귀도 흘러가면 한 조각 꿈인 것을
차라리 물 깊은 곳에 집을 틀고 싶은 나무
2019. 9. 25
글
산울림
비 온 후 계족산이
새 식구 품었구나.
눈빛 맑은 물소리와
새 사랑 시작이다.
마음이 마주닿는 곳
향기 짙은 산울림
2019. 9. 23
글
별
높은 곳에 떠 있다고
모두 빛나는 것은 아니다.
빛이 난다고
모두의 가슴에 반짝이는 것은 아니다.
그믐의 어둠 앞에 선 막막한 사람들
앞길을 밝혀주기 위해
하나 둘 깨어나는 별
세상이 캄캄할수록
별은 더 많이 반짝인다.
별이 반짝일 때마다
막막했던 가슴마다 한 등씩 불이 켜진다.
나는 언제나
거기 있는 것만으로도 모두에게 위안을 주는
별 같은 사람이 되랴.
2019. 9. 21
『시와 정신』72호(2020년 여름호)
글
생가 터에 앉아
버려진 구들장을
슬며시 뒤집으면
무심코 흘리고 간
어린 날 내 웃음소리
누나야
수틀에 담던
뽀얀 꿈은 어디 갔나.
무너진 골방 터엔
어머니 베틀소리
누군가 베어버린
감나무 썩은 둥치
아버지 못다 한 꾸중
회초리로 돋아있다.
물 사발로 다스렸던
허기증도 그리워라
육 남매 쌈박질로
몸살 앓던 마당에는
머언 길
돌아와 보니
콩 포기만 무성해라.
2019. 9. 8
글
회전목마
야당일 땐 장외 농성 여당일 땐 강압 통과
바뀌면 또 그 타령 돌고 도는 회전목마
다 함께 어깨동무로 나라 걱정할 날 있을까.
2019. 9. 6
글
고희古稀 고개
무엇을 가르쳤나
나 자신도 모르면서
세월에 떠밀려서
올라온 고희古稀 고개
마음이
흐르는 대로
강물처럼 내려가리.
글
가을비
새벽 닭 울기 전에
가을비야 그치거라.
전화 벨 울릴까봐
가슴은 조마조마
동해로 가자는 약속
미루자면 어쩌리.
2019.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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