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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고향 아닌 고향
엊그제 간 고향은
타향처럼 낯설었지.
뻐꾹새 목소리도
멍들어 짓물렀고
냉이 향 정답던 얼굴
비어서 퀭한 골목
떠날 때 두고 갔던
내 어린 날 어디 갔나.
앞산은 못 본 사이
키가 팍 줄어들고
어머니 모닥불 웃음
잔디 덮고 누웠데.
2021. 2. 21
글
바람 하나 있다면
사람 사는 마을은 거기가 다 거기다.
집과 집 사이에
마음이 다니는 길이 있고
울타리에는 덩굴장미가
몇 송이 웃음을 피워 올리고.
귀 열어
한 며칠 살다 보면 알게 되지
마을이라고 다 마을이 아니라는 것을
이웃들 아름다운 이야기만
깃발처럼 펄럭이는 마을엔
공회당 앞 느티나무에 새집도 늘어나고
두엄 냄새 풍기는 이야기만
골목마다 가득한 마을
불 꺼지는 집들이 하나 둘 늘어난다.
바람 하나 있다면
아이들 웃음소리 집집마다 가득 들려오는
그런 마을에 살고 싶다.
서로의 이름에 장미꽃을 피워주는
사랑이 넘쳐나는
그런 나라에 살고 싶다.
2021. 2. 20
글
연서戀書
살짝 만 돌아보오.
한여름 무더위를
후루룩 씻고 지나가는
소나기를 닮은 사람
살포시
웃는 모습이
가을 달을 닮은 사람
2021.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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