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의 가을

항구의 가을

 

 

전어 굽는 냄새로 온다.

항구의 가을

멀리 바다까지 마중 나와서

기어이 소주 몇 병 마시게 한다.

 

빈 배로 돌아온 어부들이

가을에 취해 목로주점에 모여들면

안주로 씹어대는 건 이상 기온

 

해수 온도가 올라가

오징어 보기가 임금님 보기보다

어렵단다.

 

밤새도록 허탕을 친 어부들이

어둔 밤바다에

소망을 묻으려할 때

 

마누라 잔소리 같이 정겨운 가을은

서릿발 돋친 마음마다

색동옷을 걸쳐준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