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청절 파도를 밟다

답청절 파도를 밟다

 

 

속도를 올린다. 방파제를 차고

바람에 흔들리는 수평선을 향해

파도야 누워라 대장님 나가신다.

뱃머리 내려앉는 햇살에

봄은 무르익고

긴 해안선마다 산 벚꽃 그림자를

가득 담았다.

 

준비한 거라야

소주 됫병에 된장 한 종지

가슴 가득 담고 온 설렘 한 단지

점심은 해삼 전복 건져

소주잔으로 때우고

저녁엔 황혼을 딛고 돌아오면 되지

 

답청절 풀을 밟듯 파도 밟고 들어가

화전을 부치듯 패전을 부쳐

부어라 마셔라 흥을 돋우면

웃음소리 뱃전에 부딪쳐 노래가 되어

갈매기도 날아가다 날개 쉬고 듣는다.

 

서먹서먹했던 이웃도 다

어깨동무 되어

황혼이 융단처럼 깔린 파도 밟고 돌아오면

올해도 우리 마을엔

바다가 불러서 가는 사람 없으리.

배마다 만선의 노래 가득 싣고 돌아오리.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