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안개

시조/제3시조집 2022. 8. 29. 22:35

산안개

 

 

한여름 비온 날 아침 산봉우리 올라 보니

초록빛 골짜기마다 시루떡 찌고 있다

담 너머 떡 사발 나누던 고향생각 아롱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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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저녁

시조/제3시조집 2022. 8. 28. 17:26

가을 저녁

 

 

커피 잔 채워놓고

벤치에

앉아 보니

 

샛노란

은행잎에

세월이 배어 있다

 

커피 향

그리운 얼굴

아롱아롱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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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시조/제3시조집 2022. 8. 26. 21:26

여적

 

 

노을이 부서지네

두루미 부리 끝에

짝 잃은 눈동자에

허전한 가을바람

맴돌다

한숨이 되어

어둠으로 덮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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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소리

시조/제3시조집 2022. 8. 26. 07:52

4월의 소리

 

 

민들레 꽃다지 꽃 다 져서 허전한데

떠나간 임들처럼 그리움 품은 꽃대

연초록 아우성인가 타오르는 저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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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바다

시조/제3시조집 2022. 8. 24. 09:38

새벽 바다

 

 

뛰는구나

까치발로

머리 위엔

금빛 햇살

무섭게 달려와서는

간지럼치고 물러서는

파도의 장난기 미워 고개 돌린 해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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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淸明 아침

시조/제3시조집 2022. 8. 22. 22:25

청명淸明 아침

 

 

종달새 노래마다

연초록 피어난다

 

두릅을 따지 마라

봄 향기 좀 더 맡자

 

간밤에

성긴 비 왔으니

성묘나 하러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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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시조/제3시조집 2022. 8. 22. 08:50

노을

 

 

나비만 나풀대도

휘어지는

시간의 줄

 

수많은 인연들을

연처럼

걸어놓고

 

걷다가

문득 돌아보니

빨갛게 타는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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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피고 싶다

시/제6시집 사람의 향기 2022. 8. 21. 09:28

꽃으로 피고 싶다

 

 

거기 있는 것만으로도

너는 세상을 환하게 한다

 

쓰르라미 울음으로 저물어가는

여름의 황혼 무렵

 

지다 만 능소화 가지 끝에 피어난

저 진 주황빛 간절한 말 한 마디

 

바람의 골짜기에

향기로운 웃음을 전하면서

 

너는

사랑을 잃은 친구의 상처에

새살을 돋게 해준다

 

보라

깨어진 사금파리처럼

남의 살 찢으려고 털을 세우는 것들

널린 세상에

 

벌 나비처럼 연약한 사람들을 감싸 안고

젖을 물리듯 자장가 불러 주는

세상의 어머니여!

 

내생에서는 잠시라도

너처럼

한 송이 꽃으로  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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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戀書

시조/제3시조집 2022. 8. 20. 21:03

연서戀書

 

 

살짝 만 돌아보오.

한여름 무더위를

후루룩 씻고 지나가는

소나기를 닮은 사람

 

살포시

웃는 모습이

가을 달을 닮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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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시조/제3시조집 2022. 8. 20. 07:53

낙화

 

 

쓸지 마라

세월이다

시들어도

향내 품은

 

뻐꾸기 산울림이 새겨놓은 빗살무늬

 

흙발에

짓밟혔어도

지워질 수 없는 역사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