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뻐꾸기

시/제7시집 2024. 2. 25. 21:46

남산 뻐꾸기

 

 

남도에서 온 사람도 북도에서

온 사람도

뻐꾸기 노랫소리 들으면 눈물이 난다

 

서울이 온통 고향 산처럼

초록 물드는 오월이 오면

남산 뻐꾸기 짝을 부르듯

고향 사투리로 노래를 한다

 

봉수대에서 한 나절 초록을 품고있다가

팔각정으로 와서

도시의 소음들을 말갛게 씻어놓는다

 

남산 뻐꾸기 목소리

골목마다 구성지게 흘러넘치면

서울 사람들 모두 편안해진다

 

한 고향 사람처럼 어깨동무하고

진정으로 마음을 연 이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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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달 귀향

시조/제3시조집 2024. 2. 11. 15:26

섣달 귀향

 

 

겨울밤 내 고향은 함박눈으로 반겨주네

설레는 잠속에서 나뭇가지 꺾이는 소리

온 밤 내 잠들다 깨다 어린 날로 돌아가네

 

아침에 문을 열면 우렁우렁 일어서서

눈꽃에 몸을 씻는 산바람 골물 소리

철승산 큰 품을 열어 포근하게 감싸주네

 

옛날을 그려보니 안 먹어도 배부른데

골목길 담 벽마다 쟁쟁한 어머니 음성

정들은 사람은 갔어도 마음 쉴 곳 여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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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매

시조/제3시조집 2024. 2. 9. 11:14

홍매

 

 

허공 한 점에

은밀한 초경처럼

진홍빛 설렘이

살며시 벙글더니

봄 어서

오라는 손짓

하늘 가득 저 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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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둔사 납월매

시조/제3시조집 2024. 2. 4. 20:33

금둔사 납월매

 

 

사랑을 

받아봐야

사랑 주는 법도 안다

 

금둔사 납월매는

지허스님 숨결로 커

 

매화야

정 담아 부르면

섣달에도 마음을 연다

 

햐아 이 맛에

중노릇을 하는기라

 

정 주듯

목탁소리 울림으로

피운 매화

 

참 도는

아득하지만

가슴마다 법열法悅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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