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허전한 날

시조/제3시조집 2024. 1. 29. 10:07

마음이 허전한 날

 

 

마음이 허전한 날

태화산 계곡에 가

 

물소리로 몸을 닦고

별빛으로 혼을 씻어

 

한 송이 산나리 꽃으로

노닐다가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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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지사 묘역에서

시조/제3시조집 2024. 1. 28. 10:19

애국지사 묘역에서

 

 

아 저기 창공에다 목소리를 달고 싶다

만주 벌판 말 달리며 나라 위해 몸 바치던

선조들 온몸으로 외친 그 기도를 올리고 싶다

 

피 흘리는 가슴 속에 꼭꼭 숨겨 간직했던

평화의 흰 바탕에 꿈틀대는 청홍 태극

온 세계 용틀임하는 그 자랑을 달고 싶다

posted by 청라

목줄

시/제7시집 2024. 1. 22. 16:32

목줄

 

 

아내가 목줄에 묶여 끌려가고 있다

파란 힘줄이 앙버틴 양 다리에서 소름처럼 돋아난다

눈 감고 생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동행하는 나의 목에도 줄이 매어져 있다

살아있는 것들의 목엔 모두 굴레가 채워져 있다

인생이 개처럼 인연의 목줄에 꿰여

덧없이 끌려가는 운명이라 해도

가장 낮은 자리가 내 자리라고 웃으면서 살아가자

지금은 혼자 다독이는 슬픔에 절어

이리저리 비틀거리는 삶이라 해도

잘 말린 구절초 꽃잎처럼

우릴수록 향이 깊어지는 그런 사림이 되자

올무에 옭힌 세상은 온통 눈밭이지만

나 혼자만 매화로 피어날 수는 없다

 

posted by 청라

삼월

시조/제3시조집 2024. 1. 11. 17:44

삼월

 

 

목련이 허공위에

첫정을 붉힌 것은

 

당신을 향한 마음

남몰래 부풀리다

 

이제는

참지 못하고

터졌다는 고백이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