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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랑은 익모초 맛이다
당신의 노을이 더 아프게 서편하늘을 물들이면
사랑은 익모초 맛이다
쓰디써도 마실 수밖에 없던 그리움의 맛
어린 시절 장독대 위 하얀 사발에 곱게 찌어 밤새도록 찬이슬 맞혀
새벽 댓바람에 억지로 마시게 하던 어머니의 그 엄하던 눈빛의 향내
더위 먹은 배앓이를 낫게 하느라 쓴맛 속에 감추었던 당신의 사랑
지금도 내 가슴 따뜻하게 해
어머니처럼 날 정말 위해준 사람
아무리 힘들어도 인생길 잡은 손을 놓지 않던 사람
발맞추어 걸어오면서 무심하게 버렸던 것들
왜 이리 가시 되어 가슴을 찌르나
당신이 탄 인생열차 마지막 칸에서 조금씩 더 빨리 달리는 당신을 보면서
무엇으로도 막아주지 못해 속으로 울고 있는 나를 보면서
사랑은 너무 써서 마실 수 없네
글
성묘를 하며
나무가 저리 곧은데
그림자라고 구부러지랴
상석 위에 술잔 대신
환한 웃음 차려놓고
아버지 아들이라
반듯하게 잘 삽니다
글
명량의 아침
아직도 그 때 그 목소리로
바다가 우는 것은
그 때나 지금이나
나라가 요 모양 요 꼴로
저희들끼리
피터지게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누가 저 소용돌이치는 운명의 물살에
배를 띄우랴
남도의 피는 천년을 한결같이
황토 빛깔인데
열두 척의 배는
철쇄로 단단하게 묶여있구나
동녘 바다에 해가 떠오른다
잠 못 들고 서서 새우는 충무공의
칼을 빌려
불의를 자른다 큰 외침 토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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