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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삼월
목련이 허공위에
첫정을 붉힌 것은
당신을 향한 마음
남몰래 부풀리다
이제는
참지 못하고
터졌다는 고백이다
글
첫눈
바람 편에 배달된
아내의 걱정
이 먼 들녘까지 따라왔구나
정겨운 잔소리처럼 팔랑대는
기차의 창문 너머로
평생을 몰래 숙성시킨
속말을 보낸다
아내여
멀리 보내놓고
두근거리는 가슴처럼 날리는 눈은
다음 또 다음 생애에서도
천 년을 함께하고픈
내 마음이다
글
낮달
새 신을 사시고도
어머닌 오래도록 헌 신을 기워 신으셨다
찢어진 데가 또 찢어져 발가락이 나와도
시렁 위에 모셔둔 신발은 절대 꺼내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저 건너로 가시고 난 후
너희들이나 신으라고 어머니 벗어놓고 간
하얀 고무신 한 짝
어머니
저승의 주막집까지
맨발로 절뚝이며 가셨는가요
오늘도 끼니 거르신
창백한 얼굴이 가을 하늘에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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