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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에 해당되는 글 13건
- 2019.08.09 울며 울며 크는 새
- 2019.08.06 사랑
- 2019.08.02 둘이라서 다행이다
글
울며 울며 크는 새
처마 밑 제비집에
새 식구가 늘어났다.
동트는 아침부터 줄기차게 운다.
혼자 있어도 울고
어미를 보아도 울고
이 세상 새들 중에
울지 않고 크는 새는 없더라.
울며 울며 견디다 보니
날개가 돋더라.
아픈 삶 이기고 나니
하늘을 날고 있더라.
2019. 8. 9
글
사랑
달빛으로 새끼 꼬아
당신 사랑 엮어 걸면
혼자 새울 그믐밤에
등불인 양 빛을 내어
어두운 마음 밭머리
밝혀주고 있으리.
2019. 8. 6
글
둘이라서 다행이다
유등천변을 걷다가
두루미끼리 서로 마주보고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두 마리라서 다행이다.
만일 한 마리만 서 있었다면
들고 있는 한 다리가 얼마나 무거웠을 것인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숲과
멀리 구름을 이고 있는 산들의 침묵
부리 끝에 걸치고 있는 노을이 얼마나 쓸쓸했을 것인가.
가끔은 내 코고는 소리를
노랫소리 삼아 잠든다는 아내와
아내의 칼도마 소리만 들어도 한없이 편안해지는 나
둘이라서 다행이다.
아침저녁 밥을 같이 먹어주는 사람이 없었다면
내 긴 인생 고개엔 겨울바람만 몰아쳤을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사랑한다는 말은 전혀 아낄 일이 아니다.
무심코 넘어오는 큰소리는
상추에 싼 밥처럼 꿀꺽 삼킬 일이다.
저기 산 너머로 황혼이 가까워지는데
남은 길은 꽃밭만 보고 걸어가자.
생각만 해도 웃음 번지는
손잡고 걸어갈 사람 하나 있어서 다행이다.
2019. 8. 2
『충청예술문화』90호(2019년 9월호)
『PEN문학』2021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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