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

총성

 

 

경매사 종소리에 유리처럼 깨어지는 적막

공동어시장의 새벽이 열린다.

부서진 적막에는 날이 서 있다.

모두의 눈동자가 반짝거린다.

 

세월이 박힌 모자를 쓰고

중도매인들은 전쟁을 시작한다.

신속하고 정확한 것이 경매의 생명이다.

오고 가는 손가락 수신호 따라

울려오는 총성

 

인생은

조이는 맛이 있어야 짜릿한 거야.

바다의 주인이 정해지는 동안

사람들의 소망이 덧없이 피었다 지고

 

공동어시장 새벽은

광기가 해일처럼 넘실거린다.

서편에 걸린 그믐달도 총소리에 중독되어

못 넘어가고 있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