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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가을 길
봄, 여름 아름답게 걸어온 사람은
쑥부쟁이 꽃 모여서
피어있는 의미를 안다.
연보랏빛 기다림이
불 밝히고 있으니 가을이다.
가슴 아픈 이야기도
반짝반짝 빛나니 가을이다.
사랑도 함빡 익으면 결국은
떨어지는 것을
끝나지 않는 잔치 어디 있으랴.
나뭇잎들 색색으로 물들어
결별訣別을 준비하는 가을 길을 걸으면
기다림도 때로는 행복임을 안다.
2018. 10. 23
『대전문학』85호(2019년 가을호)
글
깨진 아리랑
늙은 가수 소프라노로
아리랑을 부르네.
호흡은 가빠져
박자는 이가 빠지고
높은 소리 갈라져
깨진 아리랑
깨어져 막걸리처럼
맛난 아리랑
2018. 10. 12
글
각원사 청동대좌불
어떻게 살아가면 저리 고운 모습일까
서편 하늘 걸린 눈빛 중생衆生들 복을 비는
입가의 따뜻한 미소 봄 벚꽃이 피어나네.
사랑도 집착執着이라 훨훨 벗어 버리려도
작은 아픔에도 몸이 먼저 타올라서
마음은 향불 올리는 잔정에도 짠하다
2018. 9. 29
『문학사랑』126호(2018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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