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보문산

시조 2010. 3. 1. 09:41

 

내 사랑 보문산



비 그치자 보문산이 봄 화장을 하고 있다.

골안개 분칠하는 산기슭 따라 돌며

바람은 실가지마다 붉은 연지 찍고 있다.


잘 익은 초록빛이 온 도시를 다 씻는다.

고촉사 목탁소리에 불음佛音이 묻어나서

도시의 모든 귀들이 산 쪽으로 열려있다.


아픔도 삭혀내면 사랑으로 익는 것을

온 산 자락마다 흐드러진 저 단풍아

누구의 눈물을 모아 꽃처럼 붉었느냐?


마음이 어지러운 날 창문을 열고 보면

시루봉 앞이마가 백설로 정결하다.

마음이 빗질 되어서 콧노래로 돋는다.


2010.3.1

posted by 청라

노승老僧

시조 2010. 2. 1. 10:21

 

노승老僧



밤새워
독경讀經으로

살금살금 벗겨내어


솔바람 풍경소리

찬 이슬에 재웠다가


부처님 

입가의 미소

동백 冬柏 으로 피웠다.


2010. 2. 1



posted by 청라

동반자

시조 2010. 1. 31. 08:11

 

동반자


아내가 발 틀리면 내가 발을 맞춰주고

내가 발 틀리면 아내가 발 맞춰주고

큰소리 다툼하나 없이 인생길을 걷는다.


아내가 멈춰서면 내가 손을 끌어주고

내가 멈춰서면 아내가 등 밀어주며

힘들면 끌고 밀면서 인생 고개 넘는다.


둘이 하나 되어 마음 맞춰 살다 보면

사랑만도 부족한데 미워할 새 어디 있나.

흥타령 어깨동무로 사는 세상은 늘 봄이네.


2010. 1. 30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