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주사에서

시조 2010. 9. 13. 16:19

법주사에서

 

일주문 들어서며

한 겹 옷 벗어버려

천왕문 지나가며

모든 허물 비워내도

부처님

앞에 서보니

버릴 것이 많아라.

 

절하며 뒤집는 손

욕심 가득 담겨있어

불국의 평화보다

내 소망 먼저 빌어

부처님

자애론 미소

내릴 곳이 없어라.

 

2010.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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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耳順

시조 2010. 9. 3. 17:23

이순耳順

 

지난 세월 화단 안에

고운 일만 모종하고

조금 남은 빈 터에

심을 것을 그리다가

첫 단풍

물들던 날에

모종삽을 놓았지.

 

새 나무를 심기보다

심은 나무나 잘 키우자.

욕심은 묽게 풀어

세월 밖에 던져놓고

식은 해

온기를 모아

시린 세상을 밝혀보자.

 

작년에 본 굽은 나무

올해 보니 또 새롭다.

잔가지 자를 때도

망설이고 또 망설여,

미운 것

예쁜 것들을

구별 않고 보는 나이…….

 

2010.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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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위

시조 2010. 8. 22. 07:54

 

시나위


젓대 해금 향피리에

장구 징 따라 울면


살풀이 춤 하얀 수건

하늘은 출렁이고


땀 젖은

애달픈 소망

머문 눈길에 익어있다.



피리 소리 잦아들다

목메어 찢어지면


장구 가락 마디마다

무슨 한이 그리 깊어


휘도는 치맛자락이

멈출 줄을 모르는고.



2010. 7, 22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