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까치밥
설익은 그리움이
하늘 끝에 매달려서
저녁놀 익은 빛을
한 올 두 올 빨아들여
외로운
감나무 가지
홍등으로 밝혔다.
울다가 목 쉰 까치
한 입씩 쪼아 먹고
영 너머로 마음 떠나
빈 껍질만 남아있는
까치밥
마른 살점에
겨울바람 휘돈다.
2012. 2, 29
글
가교리
남가섭암 목탁소리 아침을 열고 있다.
철승산 솔바람에 향기처럼 번져 나가
불심이 깃든 집마다 어둠을 씻어내고 있다.
살구꽃 몇 송이로 근심을 지운 마을
대문 여는 아낙마다 햇살같이 환한 얼굴
눈빛에 보내는 웃음 된장처럼 구수한 정.
마곡천 수태극이 마을을 안고 돌아
흰 구름 한 조각에 무릉武陵보다 신비롭다.
건너뜸 다복솔 숲에 구구새 울음 날린다.
2012. 2. 23
글
부처님 미소
조금씩 조금씩 번지다가
온 얼굴
가득한 자비慈悲
닮을 수가 없다.
마곡사 범종소리로
욕심을 씻고
탑을 돌면서 마음을 비워 봐도.
이순耳順을 지나면서
내 마음의 갈대밭에 연꽃을 피워보려는
평생의 꿈을 버렸다.
어느 날 아침 세수를 하다가
문득 거울 속에
비친
조금씩 조금씩 번지다가
온 얼굴
가득한 평화平和.
2012. 2. 20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