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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磨崖三尊佛
불이문不二門 들어서니 사바는 문 밖이라
연녹색 산빛이 彩雲채운처럼 둘러서서
삼존불 풍성한 자비慈悲 밝혀들고 있구나.
바위에 새긴 미소 암심岩心으로 뿌리 내려
천 년을 깎아 내도 웃음은 못 지우고
어깨 팔 떨어진 조각만 세월 흔적 그렸네.
그 웃음 퍼내다가 마음에 새겨 두고
잘 적 깰 적 떠올려도 닮을 수 없는 슬픔
오늘도 웃는 연습에 하루해가 저문다.
2010. 5. 18
posted by 청라
글
태화산의 오월
오월 태화산이
소리의 베 짜고 있다.
연두 빛 목소리가
뭉클대는 등성이로
목 젖은 두견새 울음
철쭉꽃에 녹아든다.
군왕대 맑은 지기地氣
솔바람으로 퍼 올려서
태화천 물소리에
염불가루 곱게 타서
돌부처 새겨진 미소
사바세계로 보낸다.
2010. 5. 9
posted by 청라
글
歸鄕
옛집 앞 고샅 걸으니
세월만큼의 무게도 없다.
아이들 목소리
넘쳐나던 담 머리에
실각시잠자리 혼자
오수에 젖어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머리에 눈을 이고
반기는 웃음마다
가는 실금 어리었다.
빈 골목 퀭한 바람에
눈물 적시는 저녁놀…….
2010.5.5
posted by 청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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