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적암

시조 2010. 9. 28. 21:31

 

은적암



골 깊어 한낮부터

부엉이는 울어서


부엉이 울음 따라

송화 가루 날려서


담 없는 절 마당으로

산이 그냥 내려와서


여승은 염불하다

끝내는 걸 잊었는지


부처님은 웃다가

성내는 걸 잊었는지

저녁놀 익은 조각이

꽃비처럼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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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애상

시조 2010. 9. 14. 10:54

현충일 애상

 

 

묵념의

나팔소리

꿈결같은 현충일

 

물젖은

할아버지

눈동자에 도장 찍힌

 

아파트

한 동에 걸린

태극기

하나,
        둘…,
                    두 -
                           울…….

 

2010.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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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에서

시조 2010. 9. 13. 16:19

법주사에서

 

일주문 들어서며

한 겹 옷 벗어버려

천왕문 지나가며

모든 허물 비워내도

부처님

앞에 서보니

버릴 것이 많아라.

 

절하며 뒤집는 손

욕심 가득 담겨있어

불국의 평화보다

내 소망 먼저 빌어

부처님

자애론 미소

내릴 곳이 없어라.

 

2010.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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