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부기

시조 2010. 12. 14. 10:53

뜸부기

 

저녁노을

한 모금씩

물고 와서

뱉어내어

 

자운영꽃 속울음을

텃논 가득 뿌려놓고

 

온 봄내

끓는 피 데워

몸을 푸는 뜸부기

 

2010.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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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하계곡에서

시조 2010. 11. 30. 15:49

청하계곡에서 

 

솔 사이로 새는 별을

소주잔에 동동 띄우고

 

보름달 곱게 깎아

떡갈잎에 한 조각 싸서

 

임 한 잔 마실 때마다

입에 넣어 주는 밤

 

 

산은 바람을 불러

가락을 연주하고

 

물은 하늘을 담아

별 세상을 꾸며주네.

 

임과만 둘 있는 세상

산과 물은 장식일세.

 

2010.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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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선물 

 

고향 산 솔바람을 박씨처럼 물고 가서

 

작은 누님 무덤가에 총총히 심어놓네요.

 

첫 제사 선물 삼아서 솔향기도 담아가고.

 

 

여기 솔바람은 열무김치 맛이다 야

 

부모님 유택 뒤로 산 뻐꾸기 울던 시절

 

누님의 그 말소리가 저녁달로 뜨네요.

 

 

2010.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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