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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빈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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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다리골엔 봄이 왔어도
장다리꽃이 피지 않는다.
아이들 웃음소리 묻어나던
공회당 깃대 끝엔
찢어진 깃발처럼 구름 한 조각 걸려있고,
사립문 열릴 때마다 문을 나서는 건
허리 굽은
바람…….
장다리꽃 기다리다 지친
나비는
움찔움찔 떨면서 경운기 뒤를 따라간다.
뒷산 산 그림자 멈춰 서서
시간이 늦게 흐르는 마을,
2011. 5. 15
글
빈 마을
심심한 까치가
호들갑스레 울다 간 후
느티나무 혼자 지키고 선
빈 마을의 적막,
바람의 빗자루가
퀭한 골목을 쓸고 있다.
사립문 굳게 닫힌 골목의
마지막 집에
하염없이 머물다 가는
낮달의
창백한 시선
보아주는 사람도 없는
살구꽃 꽃등은 타오르는데…….
2011.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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