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시조 2011. 7. 16. 08:09

소나기 

 

당신이 왔다 가니 도심都心이 맑아졌네.

 

시루봉 산정山頂이 이웃처럼 가깝구나.

 

번개로 찢어버리고 다시 빚은 세상아!

 

 

posted by 청라

봉숭아

시조 2011. 7. 1. 22:11

봉숭아

 

비 온 후

우우우

꽃들의 진한 함성

 

팬지, 데이지, 사루비아

화단의 앞줄에 서고

 

봉숭아 뒷방 할머니처럼

풀 사이에 숨어 폈다.

 

 

모종삽에

담뿍 떠서

맨 앞줄에 세워본다

 

남의 땅에 혼자 선 듯

잔가지가 위태하다.

 

제 땅을 모두 잃고도

분노할 줄 모르는 꽃!

 

2011. 7. 1

 

 

 

posted by 청라

누님 부음 오던 날

시조 2011. 5. 24. 07:36

누님 부음 오던 날

 

            엄 기 창

 

 

조팝꽃 지고

여울 울어

봄 하루 시들던 날

 

회재고개

비탈길로

누님의 부음 넘어와

 

빈 고향 초록 들판에

가랑비를 뿌리다.

 

 

어머님도

아버님도

다 가시고 없는 집에

 

누님이

좋아하던

앵두 혼자 익어간다.

 

짙붉은 앵두 빛깔에

넘쳐나는 서러움.

 

 

2011. 5. 22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