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 떠난 사람

시/제3시집-춤바위 2012. 8. 16. 07:34

서둘러 떠난 사람

- 김명녕 교수님을 떠나보내며

 

엄 기 창

 

 

나는 지금

그대를 위하여 잔을 드노니

그대는 어느 꽃 피는 마을에서 몸을 쉬느뇨.

 

무뚝뚝한 웃음도

향기롭던 사람아

 

돌아가는 길은

마라톤처럼 천천히 가지

단거리 달려가듯 서둘러 가서

 

사랑하는 사람들 눈에

장맛비만 쏟아놓고

할 말 하나 못 전하게 하는 건 무슨 심술이뇨!

 

다정한 목소리로

엄선생

부를 것 같아

 

숨죽이고 둘러봐도

그대 떠난 세상 변함없어 서러워

 

물 젖은 눈으로 서녘 하늘 바라보니

황금빛 노을 사이

그대 가는 뒷모습 보이네.

 

 

2012.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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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시/제3시집-춤바위 2012. 6. 2. 07:14

바다

 

 

눈을

부릅떠도

한눈에 다 담을 수 없어

 

눈을 감았다.

 

아이처럼

한 가슴에

가득 안기는 바다……

 

2012.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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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시/제3시집-춤바위 2012. 5. 18. 08:47

기다림

 

 

연초록 그늘에서

4월 아니 잊고 왔다고

꾀꼬리 호들갑스레 울었다.

 

꾀꼬리 울음에

온 산 무너지듯

날리는 송홧가루.

 

하루 종일

내 마음으로 올라오는

저 아래 산길

 

철 늦은

아지랑이

구름 그림자만 아른거렸다.

 

2012. 5. 18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