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미소

시/제3시집-춤바위 2012. 2. 20. 05:34

부처님 미소

 

 

조금씩 조금씩 번지다가

온 얼굴

가득한 자비慈悲

 

닮을 수가 없다.

 

마곡사 범종소리로

욕심을 씻고

탑을 돌면서 마음을 비워 봐도.

 

이순耳順을 지나면서

내 마음의 갈대밭에 연꽃을 피워보려는

평생의 꿈을 버렸다.

 

어느 날 아침 세수를 하다가

문득 거울 속에

비친

 

조금씩 조금씩 번지다가

온 얼굴

가득한 평화平和.

 

 

2012. 2. 20

posted by 청라

봄날에 기다리다

2012. 2. 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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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산

시/제3시집-춤바위 2012. 1. 29. 21:06

붉은 산

 

된서리 쏟아진 아침

시루봉 정상頂上

몇 잎 붉은 물 번지더니

 

무심히 방관傍觀하는 사이

온 산이 불타듯

단풍으로 점령占領되어 버렸다.

 

초록의 살밑에 초록인 듯

초록인 듯

한여름 숨어 살다가

 

때로는 초록보다 더 진한

진초록으로 위장僞裝하고 있다가

 

칼바람 하나 입에 물고

순식간에 온 산을 지배支配하는

빛의 반란反亂!

 

사람들은 알지 못하지.

단풍에 취해 넋을 잃고 살다 보면

겨울이 온다는 것을,

 

혹독酷毒한 눈보라가

온 산을 뒤덮는다는 것을.


2012. 1. 28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