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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꽃이 피는 것보다 아름다운 일
삼월이 오면 우리가 할 일은
비둘기 맨발에
꽃신을 신겨주는 일이다.
얼마나 추운 것들이
많은 세상이냐.
우리가 봄 햇살 같이 다가가
꽁꽁 언 가슴마다
불씨 하나 지펴준다면
그리하여
빙산처럼 단단한 슬픔에
금 하나라도 가게 할 수 있다면
아! 눈물 맑은 노래들이 피어올라서
이 세상을 데워주겠지.
주위를 돌아보며 사는 일들은
꽃이 피는 것보다 아름다운 일
2019. 3. 16
『시문학』581호(2019년 12월호)
『충청예술문화』94호(2020년 1월호)
글
삼월
산수유 뽀얀 숨결
언 가슴 녹인 불씨
비둘기 맨발에도
꽃신 한 짝 신겨줄까
잊었던 노래 가지마다
두런두런 피는 꽃등
털모자 벗으며
시든 사랑에 물을 주네.
듬성한 머리 사이
꽃대 한 촉 싹이 틀까.
신바람 나비 춤 앞세워
분홍 발로 오는 삼월
2019. 3. 1
글
미소가 따라와서
엊그제 마곡사
석가 불 그 미소가
내 꿈속 비좁은
골목까지 따라와서
아이 참, 욕하려 해도
빙그레 웃음만
그러게 살던 대로
막 살면 되는 게지
마음속에 부처는
왜 모시자 욕심 부려
아이고, 이제 큰일 났네
욕도 한 번 못하고
2019.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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