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

 

 

대패는기억의

표피부터 깎아낸다.

 

세월의 맨 안 벽에

옹이처럼 새겨진 말

 

엄마아,

보석 같은 말

지워지지 않는 그 말

 

 

2017. 8. 24

posted by 청라

낮달

낮달

 

 

너무 밝은 세상이 때로는

절망이 되는 것을 알았다.

 

화장을 지운 민낯으로

넋 놓고 앉아

눈물의 바다에 떠 있었다.

 

, 사랑을 불태우고서

삭정이만 남은 여자야

 

해가 기우는 쪽으로

시간의 추를

좀 더 빠르게 돌려주고 싶었다.

 

 

2017. 8. 18

posted by 청라

산나리꽃3

산나리꽃3

 

 

못나서

숨어 피는 건 아니다.

 

산의 적막이 익을 대로 익어

폭죽처럼 터질 때에도

 

네 웃음은

새벽에 눈뜨는 별을 닮았다.

 

재촉할 줄도 모르고

불평할 줄도 모르는

그냥 서서 반짝일 줄만 아는 사람.

 

어떻게 산은 그렇게도

진한 사랑을

남모르게 배어서 키워 왔을까.

 

산의 마음 가장 안쪽에서

네가 부르면

내 삶의 등에 반짝 불이 켜진다.

 

 

2017811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