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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6.0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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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하구河口에서
어릴 때 띄워 보낸
그리움의 씨앗들아!
대양大洋을 떠돌면서
내 마음 못 전하고
하구河口에 주저앉아서
갈대꽃으로 피었구나.
아쉬움이 고여서
젖어있는 습지濕地 머리
삭히고 씻은 말들
솜털처럼 내두르며
삭풍에 시잇 시이잇
온몸으로 울고 있다.
육십 년을 목청 돋워
날 부르고 있었는가
실처럼 가는 목이
된바람에 애처롭다.
철새들 한 입 물었다가
뱉어내는 목 쉰 외침.
2016. 1.8
글
가시
탱자나무 큰 가시는 누군가를 찌르려고
한사코 침을 세운 것은 아니다.
탱자의 신 맛에 욕심을 부리지만 않는다면
허공을 향해 그냥 솟았다가
탱자 빛깔로 물들어 무디어질 것이다.
세상에는
보이는 가시보다
보이지 않는 가시가 무서운 법이다.
네 혀는
누구를 해치려고 그렇게 날카로운 것이냐
탱자나무 가시보다 더 크고 험상궂은
감춰진 가시
남의 속살을 헤집어
아프게 하고
피를 흘리게 하고
그래서 네가 빛나는 것이 무엇이 있느냐.
찌르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네 숙명이 슬프다.
세우는 것보다 세상을 무너뜨리는
너희들의 성城 때문에
깃발 들고 목소리 큰 자들은
양지쪽에 모여들고
입 다문 정의로운 사람들은
그늘로 밀려나고 있다.
가시 풀 무성하게 우거지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보며
철없던 시절
박수치며 환호하던 그 손으로
그 손에 쥐어진
내 한 표의 힘으로
너희들을 봉인封印한다.
세상을 아름다운 눈으로 보고
가꿀 줄 아는 사람만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2015. 12. 29
「문학저널」163호(2017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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