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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비꽃
이파리 하나라도 들킬까봐 움츠리고
풀 뒤에 숨어 읊조리는 자줏빛 저 고백을
가다가 쪼그려 앉아 하염없이 듣고 있네.
2015. 12. 5
글
동방의 횃불
-「길림 문학사랑」 성립成立 5주년을 축하하며
눈 감으면 들린다.
삭풍 몰아치는 북녘 땅
하이란강 물소리와 말 달리는 소리가.
구국救國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선조들의 고귀한 씨앗
툰드라의 땅에 떨어져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서
거대한 화원花園을 이뤘나니
모든 것을 쇳물로 녹여
저희 몸에 덧입히는
중화中華의 불가마 속에서도
백두白頭의 얼 굳게 지켜
교목喬木처럼 둥치 키워가는
「길림 문학사랑」 성립成立 5주년에 박수를 보내노라.
먼지처럼 쌓이고 쌓인 고난의 역사
자양분 삼아
어깨동무하고 오순도순 걷다가 보면
긴 겨울 매서운 칼바람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동방의 횃불로 서리.
글
작은 음악회
송은애의 '산다는 것은'에 다녀와서
오카리나 소리에
더욱 현란絢爛해지는 낙엽들의 춤
녹차 한 잔 마시며
음악 소리에 취하다 보면
나도 빨갛게 물들어 춤추는
늦가을 나비가 된다.
아름답게 산다는 것은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일이다.
지붕이 낮은 사람들의 마을엔
이미 겨울이 와 있지만
시를 태우고 노래를 태워
추위를 녹히려고 피워올리는 저 작은 기도
아이들의 박수 소리에
떨어지던 잎새들이 다시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었다.
2015.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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